자궁허냉(子宮虛冷), 자궁이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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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이 차다는 말… 한의원에서 불임 치료를 받아보시려고 했던 분은 한번쯤 들어봤을 법도 한 표현이지요?

이 표현에 대해,
어떤 분은 고개를 끄덕이는 분도 있을 것이고,
어떤 분은 그런 말이 어딨냐고 하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중고등학교 때 과학 공부를 열심히 하고, 서양적 세계관 외에는 다른 세계관을 가져본 적이 없는 분은 이러한 동양적, 소박극치의 표현을 들으면 피식 웃음이 나올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 간단한 말이 참으로 현상을 잘 표현한다는 것을 이해하시면 단지 표현이 소박하다는 이유로 이 말의 의미를 질낮은 것으로 평가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옛부터 아랫배가 차면 애기가 잘 안생긴다는 말이 입에서 입을 통해 내려왔습니다.

이 얘기에 대해서 통계적으로 유의성이 검증되었기에 진실로 받아들이고 말을 전한 사람은 아마 없었겠지요… 그러나 이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많은 사람이 경험했기에 대대손손 이어져 내려온 것이랍니다.

몇 년전 경희대 한방병원 부인과학교실에서 “하복부 냉증과 불임과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가 있었는데 전해내려오던 말 그대로 아랫배가 찬 여성들은 배란장애와 불임을 가진 여성들이 많았음이 입증된 바 있습니다.

겨울에는 땅이 얼어붙고, 딱딱하고, 물도 얼어붙어 씨앗이 자라지 않습니다. 그것이 자연의 이치입니다. 동양적 사고에서, 인체는 자연의 일부이며 자연의 법칙을 따라 움직이는 소우주입니다. 모든 생명의 움틈은 봄처럼 따스한 기운이 있을 때에 가능합니다. 그것은 우리 몸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궁이 차다는 표현은 씨앗이 담겨질 땅에 대한 표현입니다. 자궁이 씨앗을 담고 키우는 역할을 하는데 중요한 환경은 하복부의 환경이며, 나아가 몸 전체의 환경입니다.

하복부가 냉하면 그 안에 담겨져 있는 자궁, 난관, 난소로의 기(氣)와 혈(血)의 순환이 방해를 받고, 각 기관 조직에서의 신진대사가 저해되고, 결과적으로 호르몬의 생산과 분비도 저해를 받고 그로 인해 호르몬 분비의 불균형이 초래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 호르몬 불균형을 초래한 환경을 생각지 않고 단지 해당호르몬이나 안티호르몬을 외부에서 집어넣는 치료는 그저 눈에 보이는 결함만을 땜빵하는 치료에 불과한 경우가 많습니다.

보다 큰 환경을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방안에서 물이 얼면 버너로 물을 녹이는 일이 필요할 수도 있겠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단열재를 보강하고 보일러를 설치해서 물이 얼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지요.

사실 자궁이 차다는 것은 원인을 표현하는 말은 아닙니다. 원인이라기 보다는 현상을 두고 하는 말이지요. 자궁을 차게 만드는 체내 환경적 요인은 다양하게 존재할 수 있습니다.

한기(寒氣)에 자주 노출되어 그럴 수도 있고,
신양(腎陽) 또는 원양(元陽)이 부족해서 그럴 수도 있고,
간기(肝氣)가 울체(鬱滯)되어 그럴 수도 있고,
비기(脾氣)가 부족하여 체내에 습담(濕痰)이 많이 적체된 것이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뭔소리인지 잘 모르시겠죠.. 다른 글에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어쨌거나 이러한 신체 내부적인 환경 요인을 잘 catch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