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액검사로는 알수 없는 정자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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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임신이 잘 안되는 이유, 시험관을 해도 잘 안되는 이유, 임신은 되었지만 유지가 잘 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남자의 정자 문제라는 것을 간과하지 않아야 합니다.

현미경으로는 알 수 없는 것들

정액검사는 정액을 받은 뒤 대략 30분 정도의 시점에서 현미경으로 정자를 관찰하는 것입니다. 정자의 숫자, 모양, 움직임 등 외형적인 면은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는 아니지요. 현미경으로 보는 정액검사는 면접 정도의 정보인 셈입니다. 큰 하자가 있는지 없는지 정도만 아는 겁니다. 지나다니는 사람들 쓱 보세요. 사람답게 생기고, 잘 걸어 다니지만, 그 정신과 에너지가 어떠한지는 알 수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정액검사를 할 때 400배율 현미경을 씁니다. 아래 동영상은 1,000배율 현미경으로 본 동영상입니다. 이것으로 무엇을 알 수 있고, 무엇은 알 수 없겠는지를 생각해보십시오.

현미경으로는
정자가 얼마나 오랫동안 살아있을 수 있는지(생존력),
정자가 얼마나 멀리까지 달려갈 수 있는지(지구력),
정자가 얼마나 힘이 센지(돌파력),
정자의 DNA가 얼마나 온전한지는 알 수 없습니다.

정자의 DNA 손상은 착상실패와 초기유산의 원인이기도 합니다

현미경으로 정액검사를 하면 정자의 외형적인 면만을 보는 것입니다. 정말 더 중요한 것은 정자가 가지고 있는 유전정보, 즉 DNA의 온전성(integrity)입니다. DNA는 30억 쌍의 염기서열을 갖는 사람의 설계도이며 정보 파일입니다. 중요 파일이 깨지면 컴퓨터가 멈추듯이 배아세포의 DNA가 깨지면 배아는 발달하다가 중간에 멈춥니다.
세포의 소프트웨어도 버그(bug)가 생길 수 있어요. 그 버그를 고칠 수 있는 디버깅(debuging) 능력은 인체에 내장되어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과로, 스트레스, 노화, 술, 담배, 나쁜 음식 등은 디버깅 능력을 감소시킵니다. 정자에게는 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겠습니까?

DNA가 손상된 정자라도 겉보기는 멀쩡하고, 헤엄도 잘 치고, 난자를 뚫고 수정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설계도가 손상되었기 때문에 발달하다가 멈춥니다. 즉 착상 장애와 초기 유산을 일으키기도 한다는 뜻입니다(관련 논문1, 관련 논문2). 원인을 알 수 없는 반복자연유산과 시험관 시술시 반복적인 착상실패가 있는 경우, 남편 정자의 DNA 분절(fragmentation) 정도를검사해봤더니 DNA가 손상된 정자들이 많이 나타났다는 연구결과들이 꽤 있습니다(관련 논문1, 관련논문2). 난자는 물론이고 정자 역시 DNA가 온전해야, 유산이 되지 않고 온전히 배아가 발달할 수 있습니다.

최근 계속해서 정자의 DNA 손상과 착상실패, 반복유산과의 관계에 대한 연구들이 쏟아지고 있고, 그 임상적 의미가 더 커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국내 일부 병원에서는 DNA 분절(fragmentation) 검사를 통해 정자의 DFI(DNA Fragmenation Index)를 보기도 합니다.

손 딱 떼지 마세요

어쨌거나 정액검사에서 정상이라고 해서 남편들이 손 딱 떼고 자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점, 꼭 기억해주세요. 임신될 때까지 부부가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술 담배 꼭 정리해야 합니다. 특히 담배!

담배는 정자의 DNA를 손상시키는 주범입니다. 나이도 많은 데(35세 이상) 계속해서 담배를 피우고 있다면 바로 그 남편이 원인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