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은 세계관이 다른 의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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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내용은 이재성 박사가 MBC 라디오동의보감 진행할 때 방송했던 원고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이재성입니다.
여러분 중에 한의원에 가서 한의사와 상담을 하면서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느꼈던 경험이 있는 분들이 꽤 있을 것입니다.
음양오행이 어떻구 저떻구, 풍이 어떻구, 습이 어떻구… 도대체 뭔 소린지.

또 한의사는 분명 신장이 나쁘다고 했는데 양방 병원에 가서 신장에 대한 검사를 하면 아무 이상이 없다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이럴 땐 도대체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
하지만 이 경우 한의사가 말한 신장과 양의사가 말한 신장은 서로 다른 내용이랍니다.

한의사는 동양적 세계관에 근거해서 말한 것이고, 양의사는 서양적 세계관에 근거해서 말한 것입니다. 서로 다른 세계관 아래에서는 용어가 다르구요, 또 같은 단어라 하더라도 속 내용은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

자, 세계관이란, 쉽게 말해서, 어떤 사물이나 현상을 인식하는 데 있어 기본적으로 전제된 생각의 틀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세계관이 다르면 생각하는 방식과 방법도 달라지게 됩니다. 그것은 의학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적인 예로, 질병이 생기면, 서양의학에서는 “외부에서 어떤 세균과 바이러스가 들어와서 질병을 일으켰는가”하는 방향으로 생각이 흐르구요, 한의학에서는 “몸이 어떻게 불균형되고 부조화되었길래 질병이 생겼는가”하는 방향으로 생각이 흐릅니다.
그래서 서양의학은 병을 물리치려고 애쓰고, 한의학에서는 몸을 회복시키려고 애쓰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동아시아 땅에 자리잡고 있지만, 20세기 이후 서양적 세계관을 많이 받아들였기 때문에 우리의 생각하는 방식과 방법은 대개 서양적입니다.

동의보감이 쓰여지던 시대에는 그 책에 있는 말들이 동시대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동시대의 언어로 쓰여진 것이었습니다. 영어로는 contemporary 라고 하지요. 그래서 글을 아는 사람은 그 책을 이해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21세기 세상 사람들에게는 그 책이 결코 쉽게 이해되지 않는 책입니다. 한의학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세계관이 다르고 용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