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H란 무엇인가? 그것은 진실로 난소나이를 반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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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H 수치가 0.xx 대의 수치가 나온 경우
“난소 나이가 40대 후반이다, 폐경 직전이다”는 얘기를 듣게 됩니다.
절망스러운 상황이라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세상에는 문제의 숫자보다 해결책의 숫자가 더 많습니다.

우선 AMH란 무엇인가부터 알아보지요.

AMH의 말뜻?

Anti-mullerian hormone의 약자입니다. 뮬러관을 퇴화시키는 호르몬이라는 뜻이죠.
뮬러관이란 사람이 엄마 뱃속에서 배아 수준에 있던 시절,
장차 여성의 생식기관으로 발달하게 될 관을 말합니다.
여성 배아에서는 뮬러관이 발달해서 자궁, 나팔관 및 질(상부)로 만들어져야 하지만,
남성에게는 자궁이나 질이 있으면 안되잖아요. 뮬러관을 퇴화시켜야죠.
그래서 남성 배아에서는 뮬러관을 퇴화시키는 호르몬이 나오게 되는데,
그 이름을 Anti-뮬러관 호르몬, 즉 AMH라고 붙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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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www.nature.com)

그런데 이 호르몬이 남성에게서 뮬러관을 퇴화시킬 때나 쓰이는 줄 알았는데,
여성의 난소에서도 분비되고 있다는 것이 발견되었습니다.
상당히 중요한 발견이었지요.

여성의 생식기관이 발달하지 않도록 하는 호르몬인데
여성의 난소에서도 분비되고 있다는 것이 아이러니하지요.
물론 여성에게서는 그 쓰임새가 다를 겁니다.
아직까지 AMH가 정확히 무슨 역할을 하는지 밝혀지지는 않았습니다만,
아래 그림에서 표현된 것 같은 역할을 하지 않을까 생각되고 있답니다.
(이건 굳이 모르셔도 됩니다.)

AMH의 역할 - 이미지

출처 : http://humrep.oxfordjournals.org/content/24/9/2264.long

AMH는 어디에서 분비되는가

AMH는 난포의 과립세포에서 분비됩니다.
난포(follicle)란 난자를 포장하고 있는 주머니로서,
태어날 때는 원시난포(primordial follicle)의 형태로
약 2백만 개 정도 갖고 태어나는데 사춘기쯤 되면 30~50만개 수준으로 줄어듭니다.
(물론 사람마다 그 수가 다르겠지만요.)

남자는 사춘기 이후부터 정자를 만들어내는데,
여자들은 태어날 때부터 난소에 미리 난자 후보들을 원시난포 속에 저장하고 태어난답니다.

원시난포들은 매번 생리가 끝날 때마다,
“이번에는 내가 정자를 만나러 나갈꺼야!”라고 외치며,
덩치를 키우면서 배란될 후보가 됩니다.
매주기마다 어떤 난포가, 얼마나, 왜 발탁되는지는 오직 신만이 알겠지요.
대통령 한 명 만들어질 때 각 당에서 별별 후보를 다 내고,
경선을 통해 후보가 정해지고, 결국 한 명만 대통령이 되듯이,
최종적으로 배란을 시킬 난포도 결국 1개만 선택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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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포들이 자라면서 그 안에 물이 차서 공간(antrum, 난포강)이 만들어지면 초음파로 난포를 볼 수 있게 됩니다.
크기가 2~8(혹은 10)mm 정도 크기의 난포들을 antral follicle(동난포)라고 부른답니다.

아래 보이는 이미지에서
까맣게 동글동글한 것들이 배란이 되고 싶어하는 후보들,
즉 antral follicles(동난포들)의 모습입니다.
이 중에 하나만 선택되어 끝까지 자라고 나머지들은 퇴화됩니다.

생리 3일째쯤에 이런  antral follicle(동난포)의 갯수가 얼마나 되는가를 세어보는 것도 의미가 있습니다(이것을 Antral Follicle Count, 줄여서 AFC라고 합니다). 배란이 될 후보군들이 충분한가를 평가해보는 것이지요. 양쪽 난소 합쳐서 8개도 보이지 않으면 “난소의 반응성이 좀 떨어져 있구나” 이렇게 짐작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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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H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난포(pre-antral follicles)부터 발달 초기의 난포(small antral follicles)까지 분비하는데,
4-6mm 크기의 난포에서 가장 많이 분비됩니다(PMID: 16388003).
일반적으로 8mm 크기를 넘어서는 큰 난포들은 AMH를 분비하지 않습니다.
이미 자기는 다 커서 안정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인가봐요.

AMH 수치의 의미

자, 그렇다면 AMH의 수치가 높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요?
배란이 되려고 준비하는 후보들이 많이 나섰다는 뜻이 됩니다.
거꾸로 AMH 수치가 낮다는 것은 배란될 후보들이 많이 나서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AMH 수치를 난소예비능(ovarian reserve)이라고 부르게 된 것입니다.

AMH 의 나이대별 평균수치

나이가 들어갈 수록 AMH의 수치가 저하됩니다.
아래 표는 이탈리아의 건강한 여성 416명을 대상으로 한 결과입니다(PMID: 22579227).
표의 50th(M) 칸이 나이별 평균수치에 해당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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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표는 네덜란드 여성 2,3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령대별 AMH의 평균수치입니다(PMID: 23533229)..
흥미로운 것은 흡연여성이 AMH 수치가 낮았고,
그리고 먹는 피임약을 복용했던 여성들도 AMH 수치가 낮았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피임약은 정말 먹지 말아야 하는 약이에요! 담배도 물론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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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 두가지 조사결과를 참고해볼 때에도,
나이가 들수록 AMH 수치가 낮아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나라의 누구를 대상으로 했는가에 따라서 평균수치는 다를 수 밖에 없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아직 이러한 데이터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AMH 검사의 유용성

AMH 검사가 양방 산부인과에서 유용한 이유는
시험관 시술을 위해 과배란 주사를 쓰는 과정에서
과연 난포가 몇 개나 잘 자랄지를 예측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데에 있습니다.

난포가 너무 적게 자라는 저반응군(poor responder)이 될지,
아니면 난포가 너무 많이 자라서 난소과자극증후군(OHSS)이 될지,
의사샘이 그런 것을 예측하는데 유용합니다.
노련한 의사샘은 이 수치뿐 아니라 여성의 나이, AMH 및 AFC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과배란주사의 용량을 결정하겠지요.

그리고 AMH가 많이 낮을 경우에는
과배란을 해도 난포가 몇 개 자라지 않을 것이 예상되므로,
저자극요법을 쓰거나 혹은 자연배란주기를 이용하기도 할 것입니다.

AMH는 정말 난소나이인가?

젊고 건강한 여성이라도 난소의 크기가 작은 사람들은 AMH 수치가 낮게 나오기도 합니다.

자궁내막증(혹)이 있어서 난소를 수술한 여성들의 경우,
(혹을 떼내다보면 정상 난소 조직도 잘라내게 되므로)
젊었음에도 불구하고 AMH가 낮게 나옵니다.

그런 경우, “당신의 난소나이는 늙었다” 이렇게 말하면 오류입니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을 갖고 있는 여성은
난소에 퇴화되지 않은 작은 난포들(antral follicles)이 많이 있고,
난소의 크기도 커져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AMH 수치가 높게 나옵니다.
다낭성난소가 있으면 35세를 넘어선 여성이라도 20대의 평균수치보다 높게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 “오, 나의 난소나이는 매우 젊구나.” 이렇게 생각하면 큰 오류입니다.

그저 나이대의 평균적인 AMH 수치와 비교해보는 의미 정도로 생각해야지,
AMH 수치를 난소의 나이로 표현하는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더군다나 우리나라는 아직 건강한 여성들의 평균적인 AMH가 수치가 어떤지에 대한 데이터가 충분히 쌓여 있지 않습니다.

학계에서도 난소저반응군(poor responder)에 대한 AMH 수치의 cut 0ff point가 아직은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수치가 1이하, 즉 0.xx 대의 수치가 나오면 과배란 자극에 대한 반응이 낮을 것으로 예상하게 된답니다.

다음은 국내 한 병원에서 제시하는 연령대별 AMH 수치의 분포입니다.
AMH를 난소나이라고 생각지 마시고, 대략 자신이 어떤 범위 안에 있는가 정도면 참고하시면 될 듯 합니다.

20-29세 1.7-7.8
30-39세 0.6-5.0
40-49세 0.0-2.4

AMH가 낮으면 난자의 질이 나쁜 것인가?

그렇지 않습니다. AMH는 ‘난자의 수량’의 문제일 수는 있어도 ‘난자의 질’ 문제가 아닙니다.
AMH는 장차 배란이 될 수 있는 후보들이 내뿜는 호르몬으로서, 후보의 수량이 얼마나 되는가를 반영하는 것입니다.

물론 여성이 나이가 들면 ‘양과 질’ 모두 떨어지기는 합니다.
그러나 젊은 여성의 경우 AMH가 낮다고 해서 결코 난자의 ‘질’도 나쁜 것은 아니라는 것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AMH가 낮으면 임신능력이 낮다는 뜻인가?

이 역시 자칫 오해하기 쉬운 부분입니다.
AMH 수치가 낮으면 시험관 성공율은 낮을 수도 있습니다.
AMH 수치가 낮으면 과배란을 할 때 난포가 몇 개 자라지 않는다는 뜻이고,
그러면 이식할 수 있는 배아의 숫자도 적어진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시험관 성공율이 낮아지게 되는 겁니다.

그러나 시험관 성공율이 낮다는 말이 임신능력이 낮다는 말과 같은 말은 아닙니다.
AMH 수치 한 가지만으로 임신능력을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 젊은 여성의 경우는 꼭 그렇지 않습니다. 고려할 점이 더 있답니다.

AMH 수치는 과연 한결 같은가?

혈액을 뽑아서 AMH를 검사하는 기관 3곳에 보내면 그 수치가 다 다릅니다.
그러므로 한 번 검사했을 때 나온 그 수치가 절대적 수치로 받아들이면 안됩니다.

다른 호르몬 검사와 달리 AMH는 생리주기 중 어느 날짜에 하더라도 비교적 수치가 일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아예 변동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38세 이전의 여성들에게서는 주기에 따라 평균 0.81 정도의 수치의 변화를 보였고, 38세 이상에서는 평균 0.31 정도의 변화의 폭이 있었습니다(PMID: 22503280).
물론 나이든 여성 혹은 AMH가 많이 낮은 여성에게서는 그 변동폭이 그다지 크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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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MH가 낮다는데,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선 상황을 절망적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긍정적인 면에 주목하십시오.
아직 폐경이 되지 않았다면 아직 난자들이 남아 있다는 뜻입니다.

어차피 임신은 한 개의 난자와 한 개의 정자가 만나서 되는 겁니다.
후보가 많건 적건, 똘똘한 난자 1개가 결국 임신으로 이어집니다.
그 운명적인 난자가 그대 안에서 운명의 때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십시오.

몸과 마음에 마이너스 에너지를 가질 것인가, 플러스 에너지를 가질 것인가, 이는 우리의 선택의 문제입니다.
그리고 이제 방법을 찾으면 됩니다.

행복의샘에는 AMH가 0.xx대에 있어도 자연임신이 가능했던 사례들이 많이 있습니다.
난자가 남아 있다면 중요한 것은 ‘질’입니다.
난자의 질이 좋아지도록 난소의 혈류를 개선하고,
기혈(氣血)을 보충하고, 정(精)을 북돋아주는 개념의 한약이 있습니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신장(腎)은 생식과 내분비 계통을 총괄하는 기능입니다.
신장의 정기(精氣)를 북돋아주면 떨어진 생식능력이 강화됩니다.

혹시 난자가 새로 만들어질수도 있지 않을까?

지금까지는 여자들은 평생 쓸 난자를 갖고 태어나며
나이를 먹으면서 그것이 다 고갈되는 것이라고 생각되어져 왔습니다.
교과서에는 다 그렇게 써있습니다.

그런데 이 이론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하는 학자가 있습니다.
바로 미국 하버드 대학의 조나단 틸리 박사입니다.

그는 2012년 여성의 난소조직에서 줄기세포를 채취하여 난모세포를 배양했으며,
이것으로부터 난자가 만들어지는 것을 관찰했습니다.
그리고 그 성과를 국제학술지인 네이처메디신에 발표했습니다(http://www.nature.com/nm/journal/v18/n3/full/nm.2669.html)

다시 말하면,
난소에서는 태어날 때 갖고 태어난 난자 외에도
새롭게 난자가 만들어지기도 한다는 뜻입니다.
줄기세포가 난자로 변한다는 것이지요.

이것은 지금까지 생물생리학자들이 믿어왔던 믿음에 충격을 던지는 주장입니다.
이게 사실이면 교과서를 다시 써야합니다.

그런데 하버드의 조나단 틸리 연구팀이 이것을 실험으로 증명해버리고 학술지에 발표를 한 것이지요.
조나단 틸리는 이 줄기세포에 대한 특허를 추진하고,
줄기세포로 난자를 만들고 불임치료를 하는 바이오테크 회사를 건립했다고 합니다.

아직 이 실험의 재현성을 두고 논란이 좀 있습니다.
논쟁이 있다는 것은 여전히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지요.

저희는 그간 한약을 쓰면서 AMH가 낮았던 여성들의 AMH 수치가 다소 올라가는 것을 많이 경험했습니다.
물론 위에서 썼듯이 AMH 수치가 생리주기 중에 약간씩 달라지기도 하고,
검사기관마다 결과수치가 조금씩 달라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의학적인 원리로 신정(腎精)과 기혈(氣血)을 북돋아주고,
불균형된 몸의 밸런스를 잡아주는 한약이,
혹시라도 난자를 새롭게 형성하는 줄기세포 시스템을 활성화시키지는 않았을까…
그렇게 조심스럽게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AMH가 낮고,
난소나이가 많다고 들었던 분들,
힘내십시오.